그런 나였으면 합니다
페이스북 대문에 걸어 놓은 말이 있습니다.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기도 하고, 그런 삶이라면 벗어나고 싶은 소망이기도 합니다.
"늘, 마음만은 비루하지 않기를..."
정말 그랬으면 합니다. 때를 놓친 것들은 아무리 발버둥 친다고 해도 다시 돌아올 일 없기도 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것에 매몰되는 것처럼 슬픈 것도 없죠. 그야말로 비루 해지는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거기에 있습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다짐하게 되는 말 하나 대문에 걸어 놓고서 자기 체면을 걸게 됩니다.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와 술 한 잔 곁들인 밥을 먹다가 끄적이게 됩니다.
"내 오늘이 그랬으면 해. 부끄럽지 않을 삶이었으면 좋겠어"
주절거리게 됩니다.
스스로에게도 그렇고 애들한테도 그렇습니다. 이미 부끄러운 아버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모른다면 거짓말입니다. 부끄럽지요. 알면서도 아직은 아니야 하는 자기 합리화의 변명이겠죠? 모르지 않습니다. 쉽사리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부정을 부르고, 어쩌면 그 부정의 마음이 오늘을 이어가는 힘일 수도 있습니다.
맞아요. 그렇습니다. 손에 쥔 것 하나 없지만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반항이 오늘의 고단함을 견디게 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던 영화의 한 장면이 내 마음이기도 합니다.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아니, 많지 않습니다. 떠난 버스를 좇아가며 소리를 지르고 싶지도 않습니다. 떠난 버스는 매연만 뿜을 게 뻔한 일입니다. 잡지 못할 것에 얽매여 오늘이 비루하고 싶지 않습니다. 개뿔 없어도 없어서 불편할 뿐 없어 슬프지는 말아야지 합니다.
사실, 오늘이 슬프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요즘처럼 웃으며 산 날이 언제인지 생각나지도 않습니다. 실실 웃게 되는 날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有朋 自遠訪來 不亦樂乎"
박주산채薄酒山菜면 어때요. 마음 나눌 친구와 기울이는 술 한 잔 내놓을 수 있으면 행복한 오늘이겠다 싶습니다. 거친 술과 나물이면 어때요. 다만, 친구와의 시간이 중요하겠죠. 그런 오늘이고 그런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새벽 정안수 같은 시간에 빌게 됩니다.
"늘, 마음만은 비루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