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다
푸른 수면에
파란 하늘이 내려앉았다.
섬처럼 떠가는 흰구름 하나
어쩌면 이내 파랗게 젖어들까?
내심 걱정이 될 때
빨간 궤적을 그리며 잠자리 날고,
지국총 지국총 연잎 하나 물결을 탔다.
잠자리 한 마리
가을을 날고 하늘을 날았다.
스치듯 낮게
때로는 먼 하늘에 붉은 점으로
하늘 품은 수면과 수면에 잠긴 하늘이
겹겹으로 파랗던 날 잠자리는 날았고,
무심한 듯 꿈 하나 꾸었을 거야.
분명 그랬을 거야.
꿈은 꾸는 자의 몫이라고
귀에 딱쟁이 앉도록 들었지.
듣고 흘린 얘기들 태산을 이루고 준령의
능선들 핏줄처럼 곤두서기도 했어.
종일 뒹굴거려도 그렇고,
피곤이 몰려오는 순간에도 파고드는
동굴 같은 이부자리 하나 있겠고,
명주 나방 토해낸 꿈은 비단으로 피고,
제비나비 검은 날개는
고치 안에서 겨울을 견뎌야만 얻는
훈장일 테야.
파고들어 깨지 않았으면 한 꿈꾸다가
때로 늦잠을 자기도 했다지만
그대 손떼 묻은 이부자리 파고들다가,
동굴처럼 파고 들다가 나는 그만
번데기여도 좋은 날
하늘하늘 꿈 하나 꾸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