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하나

태산이길 바랬어

by 이봄

몇 자 쓰다가 밀려드는 졸음에 손을 들고야 말았다. 말 그대로 백기투항, 전의상실이다.




......

새벽에 깨어 혼미한 정신을 가다듬거나, 새벽 잠들기 전 혼미해지는 정신을 가다듬거나 새벽은 이미 맑은 정신을 놓아버린지 오래였다. 안개가 쌓여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비로 내리는지, 비가 지쳐 흩뿌려질 무렵 안개가 되는지도 도통 알 수 없는 경계의 무딤이 새벽이란 이름으로 눌러 앉았다. 그렇지만 그래도 끝끝내 놓지 못하는 것 하나는 말이 빗방울로 쏟아지고, 여름 우박처럼 와르르 산사태로 무너져 내리는 몽상이다.

쓰고 싶은 마음은 새벽 단꿈으로 찾아들기도 했고, 때로는 가위에 눌리는 악몽으로 잠을 깨웠다. 비몽사몽 꿈인 듯 현실인 듯 말이 날뛴다.

"아, 우라질. 이게 뭔 지랄이야!"

안경엔 스멀스멀 성애가 끼고 마음엔 선들선들 바람이 분다.

"흔들리지 말자, 흔들리지 말아야지..."

........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횡설수설 동서남북이 어지러웠다. 중심은 흔들리고 뿌리는 뾰루퉁 거머쥔 흙뿌리에 힘을 놓았다. 새벽이니까 그렇다 편을 들고 싶다가도 혼미해지고야 마는 시간은 수시로 널을 뛰고, 그렇더라도 '나는 꾿꾿하게 살아요'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고야 만다.

아, 정말 새벽이니까 그렇다, 변명하고 싶다만

"에이, 모르겠다"

말만 미세먼지 굿을 하듯 떠돈다. 그저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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