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바라보다가 달에 달라붙은 말들의 아우성을 들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말들이 매달렸는지 모릅니다. 오래된 말들은 푸른 이끼를 뒤집어쓰고 있었지요. 첨에는 말인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오래된 말. 너무 아득해서 말의 의미조차 파악할 수 없는 웅성거림입니다. 시골 아낙에서 도시의 신사까지 달을 보며 소원하는 말 하나쯤은 쏘아 올렸다 해야겠죠? 어디 소원하는 말 뿐이겠어요. 그리운 사람을 향한 절절한 말들은 빼곡히 달라붙어 꽃으로 피었습니다. 지상에 피는 달맞이꽃의 수만큼 달에는 그리움의 말들이 모여 동산 서넛을 만들었다지요.
문득 올려다본 밤하늘에 달 하나 곱게 빛나면 사람들은 마음 한 자락 떼어내 달에 붙였습니다. 물론 나도 그랬습니다. 마음 가득 떠오른 얼굴이며 머릿속을 맴도는 소원하는 것들도 그랬습니다. 정월 대보름날 달집을 태우며 빌었던 말들도 분명 저기 어디쯤 살아남아 꽃이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달을 바라보며 차마 뱉지 못한 말을 주절거렸습니다. 어쩌면 당신도 이 밤 저 달을 바라보며 같은 마음 하나 떠올렸을지도 모르지요. 열흘에 하루를 더할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찌 지내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가슴에 돌덩이 하나 올려놓고 숨을 쉬는 나날입니다. 궁금함에서 시작된 말들이 하루, 이틀이 더해지니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하는 불안함으로 낯빛을 바꾸고야 말았습니다.
"당신, 어떻게 지내나요? 괜찮나요? 혹여 어디 아픈가요?"
말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을 때 생각하게 됩니다. 차라리 몸살이 나서 그런 거라면 좋겠다 했습니다. 그런 거 있잖아요? 입이 방정일 지도 모르지만 정말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닐까? 두려운 마음에 차마 묻지를 못하겠습니다. 그저 달만 바라보다가 그리움 하나 베어내 달에 붙이고야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