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자가 울었다. 또르르 눈물 몇 방울을 흘리는 정도가 아니라 꺼이꺼이 소리 내어 울었다. 흐느꼈다. 어깨를 들썩이며 목울대로 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어쩌지도 못했다. 사는 꼬락서니가 처량해서, 그런 친구를 또 지켜보는 게 너무 서럽다고 했다. 좀처럼 서러운 마음 가누지 못하던 그가 말을 했다.
"너희도 알잖아. 내가 지금 어떻게 사는지?"
마주 앉은 여인도 그랬고 옆에 앉은 남자도 그랬다. 말은 끊어지고 말이 끊어진 빈 공간엔 침묵이 들어찼다. 입을 뗄 수도 없는 그 우울을 뭐라 말할까. 섣부른 위로의 말보다 차라리 잠시의 침묵이 더 큰 위로로 그를 감싸 안을 수도 있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고 훌쩍이던 그가 마침내 그런다.
"사는 게 뭔지 모르겠다!"
사는 게 뭔지를 알 나이가 아니다. 지켜보는 나도 아직 사는 건 이런 거야! 확답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청춘의 너야 어찌 알까. 아니지. 살다 간 숱한 인생들 중 누가 그 해답을 찾고 떠났을까? 다만 묻고 또 묻고 그러다가 체념도 한 번, 좌절도 두어 번 하다 가는 거겠지.
"야? 그만 울어. 널 아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울고 지랄이야"
앞에 앉은 여자가 말을 했다. 듣고 있던 사내 녀석도 맞장구를 친다.
"그러게. 새끼, 생긴 것도 조또 못 생겨가지고 울고 지랄이야..."
"인마, 못 생긴 놈은 울지도 못하냐?"
울던 녀석이 '푸하하' 웃었다. 곁에 있던 그녀와 그 녀석도 따라 웃었다.
그래 한바탕 울고 목이 쉬도록 한바탕 또 웃는 거야. 그게 청춘인 거야.
셋은 그렇게 가게를 떠났다. 어디 가서 노래나 실컷 부르자는 말을 남기고서. 빌딩 사이로 삐죽 떠오른 반달이 흐뭇하게 웃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