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해야 노를 저어라

지국총 삐그덕

by 이봄

때는 칠월, 이른 더위가 연일 재난예방 문자로 날아들고, 온갖 매체에서는 불볕더위에 대한 원인과 예측에 이르기까지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입을 가진 것들이라면 모두 말을 쏟아내고야 만다. 나, 여기 있소?, 하는 몸짓이기도 할 터였다. 계절이 말을 낳고 말들은 떼 지어 바람으로 몰아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또 나만의 걸음으로 휘적거려 걸었다. 바람이 불었으니 닻을 거두고 돛은 펴야만 했다. 순풍에 돛을 펴야지 일렁이는 물결을 거슬러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하늘과 맞닿은 경계가 무너진 곳에선 흰 갈매기 한 마리 끼룩거릴 터였고, 푸름은 서로를 끌어안고 출렁일 터였다. 그래, 가자. 먼 바다가 기다린다. 그저 나뭇잎으로 부유한다고 해도 좋다. 조각배에 몸을 싣고 출렁이는 파도 벗을 삼아 오르락내리락 까불리면 또 어떨까. 바쁠 일 없으니 흐르면 흐르는 대로, 일렁이면 일렁이는 대로 석양에 스미면 그만이다.

지국총 지국총 가끔은 노도 저어가며 삐그덕이면 또 어떠랴. 탄탄대로 곧은 길이야 개에게나 줘 버리고서 터덜터덜 빈자의 왕좌에 걸터앉아 왕의 놀이여도 좋겠다.

삼백예순 다섯의 파도를 넘어 열두 개의 산마루를 허위허위 오르고서야 완성되는 한 줄기 인생에서 마주하는 한 줌의 볕이 모두 일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인사말 하나가 전부일 수도 있을 터였고, 그와 먹는 막국수 한 사발이 또한 그럴 터였다. 삐그덕 삐그덕 노를 저어야만 한다. 아해야? 지국총지국총 노 저어라. 심장 같은 해 펄떡여 떠오르고, 온통 불타던 하늘 한 입에 삼키고야 마는 저 바다로 가자. 어깻죽지에 힘을 주고서 지국총 노를 저어라. 떠돌던 세상이 파도로 몰려온다. 멸치 떼 달빛으로 반짝이고 허옇게 이빨 드러낸 파도는 섬 기슭을 기어오르고 있다. 평선 너머 무엇이 있으면 어떠랴. 돌고 돌아 결국 집에서 만나고 말았다는 파랑새여도 좋다.

일엽편주 파도에 놀라고, 거친 풍랑에 자지러질 수도 있다지만 너울너울 나는 간다. 가야만 하는 그런 길, 영원한 초보운전이 인생일 터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경험이라고는 전무한 인생이 무슨 정답지를 들고 살까?좌충우돌 천방지축 가을 날의 메뚜기 널뛰듯 살다 가는 거야. 오늘, 나는 개똥철학 머리에 맴돌다 하루를 보냈다.

"뭐 어때? 산다는 건 그런 거야!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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