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을 애는 새벽, 머리에 별을 이고
등짝에는 보름달 들쳐메고서
네게 가는 길은 행복했다.
어둠이 채 가시지도 못한 시간
보안등은 저 홀로 졸고 있었다.
사박사박 걷는 걸음은 달뜨고
콩닥콩닥 심장은 날뛰었지.
동서울로 향하는 첫차,
설렘으로 들뜬 시간에 별은 찰랑찰랑 흔들렸다.
어디로 갈까?
여정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천 근의 짐을 지고 산티아고를 향해 걷던 날,
짓누르는 짐의 무게에 경치고 뭐고.
아, 우라질!
그래도 끝내 길 끝에는 산티아고가 있었다.
돌아가야 할 길에 서서
길을 잃었다.
몇 백 킬로미터를 걸어도 잃지 않았던 길인데...
어디로 갈까?
고백만 덩그랗게 메아리가 되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