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싹쓱싹

톱날도 거부하는 옹이처럼....

by 이봄

마지막 불꽃으로 붉게 타는

단풍은 골목 어귀마다 한 그루쯤

타닥이고 있다.

연기도 없는데 눈시울은 왜 붉어지는지?

주책맞게 흐르는 눈물은 또

웬 주정인지 모를 일이다.

일 년을 또 기다려야 마주할 시간이니

찍고, 담고, 남기느라 여념들이 없구나.

한 발치 물러선 나야

그저 부럽고 시샘만 동동동....

누구는 단풍처럼 달뜬 얼굴로

손가락 브이자로 남기는 가을이

행복에 겨워 자지러지더이다.

바라보는 나야 멍울로 남고야 말지만

그저 세상은 나와 상관이 없다.

쓱싹쓱싹....

팔뚝에 힘주면 한 아름 통나무도 허옇게

쏟아내는 톱밥으로 잘리는데,

옹이박이는 날 선 톱날을 튕겨낸다.

잘리고 찢긴 상처

얼마나 많은 날들 눈물로 씻어냈을까?

검붉은 가을이 피멍으로 떨어졌다.

몇 날 며칠을 쓰다듬고 달래야

봄날의 연분홍 진달래로 옅어질까?

전등사 가는 길에 곱던 진달래는

앙상한 가지로 겨울을 나겠구나.

장담하지 못할 날들이 떼로 남았다.

차마 거두지도 못한 가을이 덩그러니

남았는데 부지런을 떨어 겨울이 왔다.

모진 녀석들!

"너야 어떻든 난 내 길을 갈 뿐이야!"

찬바람만 쌩~~ 불어 간다.

삼백예순다섯 날

그림엽서 하나씩 만들었어서

오늘 맘이 그래.

그 많은 엽서 하나씩 펼쳐보다 울어도 좋아.

여전히 난 당신을 사랑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