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질빵과 장모님

계절을 앞세워 꽃은 피는데....

by 이봄


가을의 초입,

덤불 우거진 수풀엔

가을꽃들이 왁자하게 피고 진다

남자의 기를 북돋워 준다는 야관문도 앙증맞은

꽃들을 피워내고, 물봉선이며 참당귀에 개당귀

벌개미취도 뒤질세라 꽃망울이 제법 봉긋하다

여뀌는 흐르는 개울물에 머리를 감듯

휘휘 늘어져 물장구를 치고

쑥부쟁이 여린 꽃잎은 하늘빛 옅게 머금고서

햇살 일렁임에 덩달아 일렁이는 날,

커피나무 하얀 꽃 은근슬쩍 빼닮은

사위질빵은 차라리 초설로 내렸다 해도 좋겠다

하얗게 부서지듯 피어난 꽃

사위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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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장아장 뒤뚱뒤뚱

솜털 보송한 병아리와 같고

엉덩이 쑥 빼고 뒤뚱이는 새끼 오리와도 같아

까르르 깔깔

웃다가 배꼽이 빠져버린 그 날에

분명 아이들은

맬빵이 귀여운

바지며 치마를 입었으리라

귀여움을 더욱 귀엽게

사랑스러움을 더욱 사랑스럽게

꾸며주는 맬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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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손님

어렵고도 사랑스런 손님

사위사랑은 장모라고

들풀 하나에도 장모의 사위사랑은 고스란히

녹아들어 사위질빵으로 피어났다

지게며 봇짐이며 어깨에 짊어지고 매달아야 하는

짐들은 맬빵을 걸어 매고 지어야 했던 시절

장모는 이쁜 사위 고생할까

보기에만 튼실한 사위질빵 줄기 끊어다가

봇짐을 지어주고, 아들녀석에다 남편네는

질기고 튼튼한 칡넝쿨로 지어줬다나 뭐라나 하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사랑하는 마음에다 혹여라도

딸년 밉게 보여 고생할까 하는 걱정도

한몫을 했겠지만

여튼, 사위사랑 장모의 애닲은 사랑으로

이름을 얻은 사위질빵이 한창

꽃을 피우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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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더는 씨암탉도 사위질빵 맬빵도

건내 줄 장모도 없는 백년손님은

하룻밤 쉬어 갈 거쳐도 마땅치 않아서인가

콩만 축내는 비루먹은 늙은 말처럼

어깨만 무겁고야

혹여라도 장모 살아실제

칡넝쿨 서리서리 베어다가 쌀 섬이나 묶으시지는

않았는지 문득 궁금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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