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을 날리고 후회를 하다
거금을 날렸다
종잣돈 50만 원으로 시작해서
거금 3700여 만 원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그만큼의 지난한 노력도 필요했다
난전에 앉아 쉰 목소리로 사람들을 모으고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비벼가며
한 푼 두 푼 불린 거금을 탈탈 털리고는
여기서 발을 빼? 말어!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서 눈물 한 방울
또르르 쏟았다
구걸하듯 종잣돈을 마련하기도 서너 번
가끔 빵 부스러기 던져주듯 내려 주신
은혜, 품에 품어 감사하다
머리 조아리길 얼마였는지 모른다
손모가지 잘라내며 다시 얼쩡이지 않겠다던
굳은 맹약 풍진으로 스러지길 또 몇 번이었나
헤아리면 가슴 아프고 주절이면 입만 아플 세월
아, 덧없어 허무하고 생각하자니 울화통만 터질 뿐
패는 꼬이고 운은 다 하였는가?
모을 땐 거북이 지랄하듯 느려터져 이 내
복장도 너덜너덜 터지고 갈라져 걸레가 되었는데
우사인 볼트로 빙의라도 하였던가
우수수 무너지고 와르르 떠날 때는
번갯불이 부끄러워 서산으로 숨었다는
이야기만 메아리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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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만 원 달랑 남겨놓고
우하하하 요란을 떨며 달아난 그를 나는
알지 못한다. 일면식도 없는 너와
초반혈투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서
다투고 몰리고 몰아가는 재미 제법 좋았는데
뭔 조화가 그리도 매정하고, 야박은 또 천하제일,
매몰차게 나를 버렸구나
동짓달 긴긴 밤에 오신다던 님 소식없어
삼단같은 밤의 허리 서리서리 베어들고
일면식도 없는 객들 조심조심 불러다가
님 삼고 친구 삼아 하얗게 견디었던 오랜 정이
오늘 와장창 유리통문 깨어지듯
조각조각 깨졌구나
앞으로 갈까? 예서 멈춰야 할까?
순간순간 고비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많았는데 이제 돌이켜 생각하니
다 부질 없음이야
가고 멈춰야 하는 선택이 어찌 부질 없다 할까 마는
섰어도 그렇고 간다 한들 또 뭣 있으랴
공든 탑 무너짐은 어차피 순간일 터
그래도 어쩌랴
종잣돈 50만 원의 네 배를 넘는 200이 남았으니
울돌목 거친 물살 죽음인듯 삶인듯
짊어지고 안아들고
지국총지국총 노를 저었던 그 옛날처럼
신에게는 아직 200여 만 원이 남았사오니
저 사나운 소용돌이 짐승처럼 우는 날에
노 저어 나아가리다
무릎 꿇어 엄중한 약속 남기고서
'인생한방' 강호에 몸을 던지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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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지게 패 꼬이는 날에 나는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