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들오들 바들바들 떨어서 좋았던 건 오직 하나의 이유 밖에는 없었던 거 같아. 이제나 저제나 하며 기다리시던 어머니의 기다림과 이불을 끌어당겨 언 몸을 녹여주시던 마음이 봄날이었어. 요 며칠 갑작스럽게 날씨가 곤두박질치고 아픈 발이 꽁꽁 어는 것만 같아서 그런가 옛날이 생각나더라고.
오들오들 사시나무처럼 떨었지만 가슴엔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던 날들이야.
왁자지껄
하루에 두어 시간 허락됐던 햇살이 한 뼘씩 줄어들더니만 이젠 시간 남짓이나 비출까 말까 하더라고. 그나마 노루꼬리만 하던 햇살이 토끼 꼬리로 줄어들었다는 거야. 종일 어둑어둑 어둠이 고인 방에서 졸다 깨다를 반복하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지만 창틀에 기댄 화초들은 죽을 맛일 거야. 사는 게 왜 이리 힘든 거야? 탄식을 할지도 모르겠어. 녀석들의 수다를 들을 수만 있다면 왁자지껄, 왕왕작작 정신을 차릴 수 없을지도 몰라. 얼마나 흉을 보고 성토를 하겠어. 접시란 접시는 모두 세상을 하직했겠지. 어쩌면 지붕의 기왓장이 하나도 남아나지 못할 수도 있을 거야. 그나마 지붕이 콘크리트 슬래브여서 천만다행이다 싶기도 해.
오들오들, 바들바들, 왁자지껄, 왕왕작작 떠는 거야. 겨울이란 게 그렇지 뭐. 꽁꽁 얼어 떨기도 하고, 입이 아프게 입방아도 찧으며 건너야 긴긴 겨울밤도 뿌옇게 동이 트고야 말아. 질화로에 묻어둔 고구마 같은 게 오들오들'이고 왁자지껄'이야. 동치미도 한 사발 크게 떠다 놓고서 말이지. 이 겨울이 지겹지만은 않은 이유도 거기 어디쯤에 있겠다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