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달이 차오르니 마음엔 휑하니
바람이 차오른다
팔과 다리 모두 다 잘라내어
몸뚱이만 둥둥 부유하여 예 섰거니
떼어놓은 팔과 다리
가끔은 사무쳐 그리웁고
허둥대다가 깬 가윗날엔
뚝뚝뚝 서글픔이 맺혔다
짜르르 찌르르
가슴은 저리고, 혹여라도 너희 오는가?
시외버스 자리마다
그리움들 재촉하여 뛰어가고
벌겋거나 붉거나 홍조를 띄었어라
그렇겠지, 그래야지
떨어졌던 얼굴 하냥 부벼도 좋을
동산에 달 차오르고
가슴마다 손끝마다
차올라 더는 모나지 않을 날에
어화둥둥 춤이라도 췄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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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떠돌다 달이 되었는지
다복쑥 우거진 수풀에 누워 백골이 되었는지
정화수 맑은 물에 어긔야 달 떠오르면
그대 오시는지요?
어긔야 어강됴리 저제나 오시니이까?
아으 다롱디리 달은 고운데
바람은 느닷없어 가슴이 시리었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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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들만 삼삼오오 반상회다
먹거리 장만이다 부산을 떨더니만
선잠에다 단잠에다
떨어내고 털어내고 마침내 쫓아내어
졸고 있던 외로움 고개를 든다
혼자라는 건 시끄러운 날에 더욱 그러해서 달이라도 이지러지길
빌고 빌었는가?
맑은 물 한 사발 무슨 죄 있다할까
다만 외로움도 병이라서
빈정도 상하였나
싱숭생숭 번잡한 마음
잘라 떨어진 팔과 다리 그립다 그리웁다
되새김질로 동산에 달이 뜨고
달이 지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