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들

by 이봄

끝 모를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날들이라도

피 끓는 청춘의 시간이 있다거나

발버둥 칠 몸뚱이 하나 든든하게 있다면야

'내일은 오늘보다 분명 나을 거야'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을 거야.


'그까짓 거 별것도 아니야!'

호기롭게 허세를 부리면 좀 어때.

어둠이 물러나면 분명 아침은 오고야 말아.

아침을 기다려 꽃송이 피워내는 것처럼

나팔꽃 한 송이 내가 되겠다만....

더는 들끓는청춘의 피도 없고

거들먹거려 좋을 몸뚱이는 꿈결처럼

멀어지고도 한참인 것을 어쩌랴.

덧씌워 밝은 햇살 한 줌이 못내 그립다만

손에 쥔 것은 쌓여 더 우울한 날들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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