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란 놈

by 이봄

번뜩이는 안광眼光 하도 무서워서

나는 차마 맞서지도 못했다.

맞서기는커녕 오금이 저려 걸음걸이

휘적이다가 맹탕 예까지 왔겠지.

바다란 놈이야 본디 빈 낚싯대 두엇

팽개치듯 드리우고 오고 가는 파도나

희롱하듯 곁에 둬야 벗 되고 친구 되지.

노려보고 째려봐야 고단함만 쌓이고야.

너울너울 물결에 누워 어디까지 흐를 텐가.

허깨비 껍데기만 남은 닻 하나 백 번이고

던진대야 떠도는 나룻배나 붙잡기나 할까.

지국총 지국총 노를 저어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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