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

by 이봄


동산에 컹컹컹 달이 뜨면

마당에 검둥이는 휘영청 짖었다.

누구 하나 짝지어준 적도 없는데

달 뜨면 개가 짖고 개가 짖으면

어김없이 달이 떴다.


달빛 훤한 길 위에 반딧불이 몇 마리

짝을 지어 날면 애먼 모깃불이 같이 뛰었다. 호박꽃 하나 잘라 들고서 오르락내리락

반딧불이 좇아 신작로를 뛸 때

차르르 별똥별 하나 밤하늘을 가로질렀다.

뭐가 그리 좋았던지 숨 헐떡이며

별똥별 멀어진 길에서 초저녁이 저물고

손에 들린 꽃등 하나 훤히 밝혔다.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기억에도 없지만

킁킁 호박꽃 예쁜 꽃등만 향기롭던가.


별도 지고 달도 지고 어두운 하늘엔

더는 별똥별도 떨어지지 않았다.

어설픈 소원 하나 빌 수도 없다.

찬 서리에 꺾어 들 호박꽃도 졌다.

별처럼 반짝이던 반딧불이는 전설이 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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