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에 올라 손을 뻗으면 손아귀 가득 잡힐 듯 먹구름 몰려들더니 이내 쌀가루 같은 부스러기 눈 한 줌 야박하게 흩뿌렸다. 종일 오락가락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다가 반짝 햇살도 비추더니 달 뜬 밤에는 흰구름 두둥실 뱃놀이하듯 흐른다. 바글바글 동지팥죽 변덕스럽고 오락가락 하늘이 하는 일 널을 뛰었다. 한결같아 고요한 것은 샹그릴라 어디쯤 있으려는지.
지지고 볶고 야단스럽기는 사람이나 자연이나 오십 보 백 보 도토리가 서 말이다. 물결 위에 뜬 달은 흐르지 않는다 하던 옛말이 부끄럽게도 고요함은 어디로 갔을까? 변화무쌍 짧은 날은 속절없이 저물고 달은 남몰래 떠 밤길을 비춘다. 지국총 지국총 노 젓는 소리 밤하늘을 가르면 숨었던 별들 하나 둘 얼굴을 내밀었다. 인적 끊긴 도로와 칠흑 같은 하늘이 한데 어우러진 겨울이 곱다. 발톱 세운 사나움과 뒤춤에 숨긴 별무리 찰랑찰랑 우수수 바람으로 몰려가는 겨울은 朝變夕改 變化無雙 지루할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