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밥

by 이봄

연두색 고운 이파리 바람에 흔들리면 절로 눈이 찡그려지는, 심장을 닮은 이파리 서넛 줄기에 매달고 바닥을 기었다.

"아, 괭이밥이다"

입술을 비집고 말이 다 튀어나오기도 전에

누이는 고사리손 뻗어 괭이밥 한 잎 뜯었다.

오물오물 작은 입 달싹거리다 이내

"아이 셔, 오빠? 너무 시어!"

퉤퉤 뱉어내던 괭이밥은 시큼새큼 눈을 찡그리게 했지만, 노란 햇살이 내려앉으면 덩달아 오누이도 턱을 괴고 앉아 괭이밥 연한 이파리를 씹었다.

씨앗 한 알 있었을 테고 때마침 바람도 불었을 터였다. 불어 가는 바람에 냅다 올라탄 씨앗은 담벼락 좁은 터에 뿌리내리고 한 잎 두 잎 잎을 더했을 거고 세월은 그만큼 덧쌓여 토닥였겠다. 괭이밥 조막손 같은 그림자 뼘을 키웠을 때, 잔뜩 눈을 찡그린 오누이 톡톡 이파리 몇 개 뜯었다지만 시큼새큼 하도 귀여워 빙긋 웃었다고도 했다. 알록달록 봄으로 가는 길은 눈에도 띄지 않던 씨앗 한 알 바람에 날려와 열었다던 새큼한 이야기가 전설이 되고, 괭이밥 가르릉 가르릉 아양을 떨 때 봄이 열렸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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