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낙엽 하나

by 이봄

어느 날엔가부터 물음표(?)와 느낌표(!)가 띄엄띄엄 얼굴을 내밀고, 그 자리를 대신한 /말줄임표(....)가 아양을 떨 때 발이 꼬였을지 모르겠다. 아장아장 길을 걷던 아이는 채 몇 발자국을 떼지도 못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온갖 것에 질문을 쏟아내고 저만의 감탄사로 미소 지었다.

궁금한 거다.

화단의 꽃송이가 궁금했고, 머리카락을 쓸고 가는 바람이 궁금했으며 꼬물꼬물 기어가는 애벌레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궁금한 만큼 모든 게 신기하고 예뻐서 옹알이로 감탄사를 쏟아내기 일쑤였다. 기지개 한 번 시원하게 켜기도 전에 쪼르르 '이건 뭐지?' 하는 궁금함이 먼저 달려왔다.

아이의 눈동자엔 그래서 물음표 하나와 느낌표 하나가 늘 동동 별처럼 떠 있었다. 입술은 쉴 틈도 없이 달그락달그락 소리를 내며 끓었다. '침묵은 금' 이라거나, '천 근의 무게로 무거워야 한다' 거나 하는 말 따위는 애초에 어울리지 않는 게 아이였다. 묻고, 느끼고, 매만지면서 걸음마를 떼야만 했다. 아침 창가에 앉아 재잘대는 새처럼 아이는 퍼덕거렸고, 겅중겅중 마당을 뛰노는 강아지처럼 쉼 없이 수다를 떨었다.

그런 날들은 꽁꽁 숨었다.

'못 찾겠다 꾀꼬리!' 고함처럼 내지르고, 골목마다 시선을 돌려도 한 번 숨은 놈들은 ,천 리 만 리 달아났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아.... 탄식의 말 숨처럼 내쉬다가 '아, 그랬지? 날이 저문 게야' 시선을 거두고 마는 날, 밤바람만 차갑게 불었다. 바스락 낙엽이 지고 이내 흰 눈에 파묻히면 마지막 남은 온기 한 방울까지 짜내어 눈 녹이는 게지. 낙엽 하나 그렇게 오늘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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