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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 쓰고 떫은 삼시 세끼
喜怒哀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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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Dec 12. 2022
삐걱대는
무릎은 어찌나 엄살을 떠는지 알 수가 없어요. 잔뜩 겁을 집어먹은 강아지처럼 꼬리를 바싹 틀어 감추고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낑낑대며 엄살입니다.
코흘리개 어렸을 때야 이만큼 산 노인네가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게 당연했지만, 지금이야 어디 늙음을 말할 수도 없는데 서둘러 부실해진 몸뚱이가 발목을 잡아 덜미를 잡힌 꼴입니다. 어제와 오늘 사이에 깊은 도랑 하나가 생겨 낯빛을 바꾸고 마는 그런 형국이랄까요.
사는 게 다 그렇습니다. 성미 급한 놈 몇몇은 벌써 짊어진 칠성판의 별이 되었고, 아직 팔팔한 놈 몇몇은
백세 장수를 준비한다 야단을 떠는데, 멀뚱이 바라보는 나는 허허허 웃고야 맙니다.
같은 달 머리에 이고 사내는 밤길을 도와 걸음을 재촉하고, 아낙은 장독대 정갈한 곳에 정안수 한 사발 곱게
떠다 놓고 빌고 빌었지요.
"달 님, 높이 높이 돋으시어 어긔야
멀리멀리 비추오시라"
아낙네의 간절함은 하늘에 닿았을까요. 문득, 궁금합니다. 지게 가득 산더미처럼 짊어진 짐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고운 아낙의 품에 일찌감치 안기었는지. 어화둥둥 업고 놀다 고운 잇몸 환하게 웃었으면 좋을 것을.... 천 년도 넘을 고운 가시버시 알콩달콩 행복하길 마음을 보태게 되는 하루도 사는 날입니다. 그렇게 사는 게지요. 누구는 환하게 웃고, 누구는 또르르 눈물 흘리고 마는 거.
"우시어요. 가슴 후련하게 한바탕 우시어요"
다독다독 쓸어주는 손길에 마음 조각 하나 그대에게 갈
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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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양념같은 이야기들 곁들이는 것. 삶은 그런 거야. 글 송송 캘리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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