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그대

by 이봄


딴청을 피울 수가 없었어. 곁눈질을 한다는 건 더더욱 할 수가 없더라고. 죽으나 사나 너는 앞만 보고 달려야 해! 채찍질을 하듯 사납게 엄포를 놓더라니까. 어쩌겠어. 고양이 앞에 쥐처럼 납작 엎드려서 설설 기었지 뭐. 방법이 없는 거야. 그저 네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무릎을 시원하게 꿇는 거 외에는 뾰족한 수라고는 없었어. 온몸에 잔뜩 힘을 주고서 정신줄도 바짝 틀어쥐어야만 했거든.

어깨가 다 뻐근한 게 무슨 중노동이라도 한 것만 같아. 그만큼 용을 썼다는 얘기겠지. 얼마 만에 두 손 꼭 잡았는지 알 수도 없었어. 거짓말 조금 보태자면 손바닥에 땀이 다 날 지경이었을 거야.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 할까. 잡은 손 미끄러질까 조바심에다 걱정을 얹어가며 붙들고

있었어.

"오직 하나뿐인 그대~~~"

노랫말 마따나 너 아니면 나는 없어'하는 심정이었다 말해도 틀리지 않을 거야. 간절하게 애원하는 내가 거기에 있었어.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시간 남짓이었는데도 생각보다 길었고 멀었지. 일각이 여삼추니 어쩌니 하는 말이 괜스레 생긴 말이 아니겠구나 싶더라고. 사슴 같은 눈망울이라 우겼으면 좋았겠지만 아무튼, 곁눈질 한 번 제대로 할 틈도 없이 앞만 보고 달린 거 같아. 물론 짬짬이 힐끔거려 옆도 보고 뒤도 보기는 했어. 허벅지라도 꼬집힐까 눈치도 봐 가면서....

아침부터 연신 한파에다 폭설에 주의하라는 경보 문자가 날아들길래 그런가 보다 했지 뭐. 기상청의 일기예보란 게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는 격이라서 말이야. 어쩌면 그랬으면 바람이 더해졌는지도 모르겠어. 걱정스럽다고 미룰 수 있는 일정도 아니어서 천천히 가면 되지 뭐 호기도 부렸는데, 아뿔싸,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일기예보는 엄포로 그치는 말이 아니었어. 아주 오랜만에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눈길을 달릴 수밖에 없었지.

아주 오래전에 네게 달려가던 나처럼 오직 그대만을 주워 삼킨 날이야. 두 눈을 감으면 더욱 선명해지던 얼굴 하나가 동동동 떠오르는 그런 시간이었어.


주절주절 떠드는 중에도 네가 그리워.

"오직 하나뿐인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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