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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 쓰고 떫은 삼시 세끼
까치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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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Dec 19. 2022
까치밥 몇 알 매달린 감나무엔 까치만 오는 게 아니다. 어치도 오고, 참새도 오고, 솔새도
날아들었고, 나중에 헐레벌떡 숨을 고르며 박
새도 몇 마리 기웃거렸다.
선홍색 붉은 감은 바닷가에 홀로 선 등대, 아니면 대형 마트 진열대에
수북이 쌓인 미끼상품인지도 모르겠다. 어중이떠중이 긁어모아 골라 잡아 잡아 잡아! 신명 난 호객꾼의 손짓에 메뉴판 까치밥에는 유독 새들이 꼬였다.
오시어요, 오시어요. 목청 돋워 그대 부르면
화들짝 놀라 오시려나요. 눈 크게 뜨고 귀도 활짝 열어둘게요. 몸짓 발짓 말씀만 하시어요. 보고 듣고 그래서 심장 뛰는 것까지 통으로 묶어 반기고 또 반길게요.
행여라도 혹여라도 오시는 길 어두울까 마땅히 등불이야 밝혀야지요. 칠흑 같은 어둠에다 겹겹이 둘러친 안개면 대수일까요. 오시겠다 말씀만 하시어요.
동구 밖 당산나무 탑돌이 하듯 맴돌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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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양념같은 이야기들 곁들이는 것. 삶은 그런 거야. 글 송송 캘리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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