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잘 자요

by 이봄


총총 빛나는 별 가슴 가득 쓸어 담고는 하나씩 둘씩 이름을 짓듯 말 하나 불러내어 짝을 지었다. 북적이는 시장통에서 행여나 잡은 손 놓칠까 흥건히 땀에 젖던 손 하나씩 맞잡아 주었다.

"이제부터 너는 청개구리와 짝을 하고 거기 눈망울이 큰 너는 다람쥐와 짝을 하는 거야. 알겠니? 서로를 놓치면 안 돼"

단단히 주의를 주고 으름장도 놓았다. 말도 많고 별도 많았다. 하고 싶은 말은 날마다 가지를 쳤고 별들은 날마다 태어났다. 소꿉놀이에 해가 저물었듯 천장 가득 띄워놓은 별들과 말들 하나씩 짝을 지어주다 보면 길던 밤은 오히려 짧았다.

아아함, 기어코 하품이 다문 입을 비집고 새어 나오면 그제야 밤은 깊었다. 목책을 뛰어넘는 양을 세는 것도 어느 순간부터는 포기했다. 때때로 겹쳐 몰려가는 양이 둘이었는지, 셋이었는지 헷갈릴 때면 신경이 곤두서서 감은 눈만 말똥거렸다.

"어라? 저놈의 양들.... 떼거지로 몰려가고 지랄이야!"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잘 밤에 육두문자가 웬 말이야. 화들짝 다문 입이 부끄러웠다. 소용도 없는 양을 몰아내고는 텅 빈 우리에 별을 담고 말을 채웠다. 너 하나 나 하나, 너 둘 나 둘.... 발그레 얼굴 붉히는 것들이 봄날의 꽃처럼 향기로웠다. 봉긋 솟은 젖가슴 몰래몰래 훔쳐보듯이 별 하나에 말 하나가 콩닥콩닥 뛰었다.

"아아함.... 그대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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