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시고 쓰고 떫은 삼시 세끼
내 사랑은
by
이봄
Dec 21. 2022
오늘처럼 눈이 내리면 그러거나 말거나 시큰둥 입 내미는 새침데기 고양이보다는 겅중겅중 발이 시리도록 눈밭을 뛰노는 강아지였으면 좋겠다. 멍멍멍 애교로 짖고
꽁지 빠지
게 반갑다 부산을 떨면 덩달아 나도 강아지처럼 새벽 눈밭을 구르면 좋겠다.
가끔은 떨어지는 꽃잎 하나에도 눈물지었으면 좋겠다.
반나절쯤 콧물 훌쩍대다가 나비 날갯짓에 까르르 웃어도 좋겠고, 개미들 바리바리이고 진 이삿짐에 두 눈 깜빡이면 얼마나 귀여울지? 생각하는 것만으로 웃음 머금을 테다.
보글보글 냄비가 달싹이면 김치 하나 꺼내놓고서 턱을 괴고 웃었으면 좋겠다. 신라면에 진라면 때를 바꿔 끓여내어도 산해진미 만한전석 영접하듯 웃어주려무나. 그럴 수 있을까? 쌈짓돈 다
떨어낸들 남는 것 뭐 있을까? 보글보글 달싹대는 냄비 하나 나와 같다.
그럴 일 없을 테고 그런 사람 없다는 거 왜 모를까? 짜장면 휘휘 저어 웃음 한 조각 단무지로
베어 무는 정신없는 여인네야 꽃을 꽂고 거리를 활보할 테지. 이다음에 소낙비 바람처럼 쏟아지면 노란 꽃송이 우산으로 귀에 꽂고 너나 나나 한바탕 난장을 쳐도 좋겠다.
지는 꽃잎에 우는 너 바라보며 휴지 한 장
꺼내 들다가 너보다 먼저 콧물 훔치려는지, 봄날은 늘 눈시울 시큰거렸다. 저 꽃잎 또 볼 수 있을까? 우물우물 삼키시던 어미의 꽃잎이 졌다. 계절처럼 사람도 피어나고 낙화했다. 분분한 낙화에 새초롬, 시큰둥하지 마라.
웃기지도 않다. 없는 너 타박하다 이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의 말이 싱겁기도 하다. 550ml 정량의 물일랑은
애당초 포기하고 바스락바스락 라면이나 끓여야겠다. 짭조름 간간하게 끓인 라면에다 아삭한 깍두기가 사랑일 테야. 내 사랑은 그랬으면 좋겠다. 짭조름한 라면 국물이었으면 차라리 좋겠다.
keyword
꽃잎
사랑
캘리그라피
10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이봄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양념같은 이야기들 곁들이는 것. 삶은 그런 거야. 글 송송 캘리 탁~~^^
팔로워
291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그대 잘 자요
오매, 매워라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