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너汝

by 이봄


늘 그리움을 이야기하는

네가 나는 그립고 좋다.


솜뭉치 잔뜩 끌어안고 아양을 떠는

버들강아지와 올챙이가 살을 찌우는

계절이 그립다.


지천에 흐드러진 봄나물을 뜯던

고향의 뒷동산이 그립고

향긋하게 피던 산꽃들이 아련하다.


냄비에 밥 한 덩이 들기름 두르고

김치에다 방금 뜯은 봄나물 한데 섞고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 먹던

골짜기의 물소리가 못내 그립다.

그립다 얘기하는 말 끝에

모든 것 떠올리게 하는 네가 그립다.

찰랑거리는 물가 건너편에 너 있고


버들가지 뒤에 숨어

몽글몽글 그리움 키우는

냇가의 재잘거림

나는 그립다 못해 사랑한다

고백을 한다.


봄날의 아지랑이 같은 오늘이

그래서 너와 짝으로 서는 말들이 좋다.

늘, 그리움, 사랑.... 사랑이 좋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