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지축을 울리던 날

뜻은 하늘에 닿았으려니

by 이봄


헤아릴 수 없는 사람의 물결에

나는 다만 작은 점 하나에

불과했음을 안다.

나의 목소리는 작고 미미해서

부는 바람에 쉽사리 흩어질

뜻임도 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을을 재촉하는 풀벌레의 연약한

울음이 찬서리를 부르는 것도

또한 모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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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의 크고 작음을

이야기 하려함은 아니다.

사람의 걸음이 모여

지축을 울릴 수 있었음을,

사람의 목소리가 모여 천지를 흔들 수 있음을,

그래서 찰나를 스치는 전율을

나눌 수 있었음을

다행스럽게, 가슴 뜨겁게 생각한다.

일생에 몇 번이나 느끼고

경험할 수 있을까?

노도와도 같은 울음이

모였다가 흩어져

다시 돌아온 일상의 적막을 앞에 두었더니

동동동 글자 하나 마음에 떠다닌다.

일상이 일상으로 연착륙하지

못하는 요즘이라서 더욱

그렇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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