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감

by 이봄


몇 번이고 서리 허옇게 뒤집어쓰고

얼었다 녹았다 한겨울 되고서야

항아리 깊은 곳에 달달하게 여무는

달 같은 땡감 하나

울 넘어 계집애네 땡감나무

변죽 좋게 울 넘어와 불그죽죽 여물면

냅다 하나 소매에 쓱쓱 베어 물었다.

넙죽 히죽 베어 물고는

아따 요놈의 땡감 보소

떨떠름 오만상 찌푸리다가

떫어 얼얼한 입 속 우물쭈물 달이 떴다.

차마 뱉지 못하는 요놈의 땡감 한 입

계집애는 왜 자꾸 생각나는지

이래저래 고운 달만 밉상으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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