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대!

by 이봄


목구멍까지 차오르던 말들

꿀꺽 삼켜버렸습니다.

끝끝내 기어올라 입 밖으로 나가려는 놈

엉덩이를 흠씬 두들겨주었습니다.

간지러워 긁다 보면

벌겋게 상처가 나는 이유입니다.

다르지 않습니다.

말이란 놈은 찻잔 속의 바람이라서

입 밖으로 나서는 순간 태풍으로

몰아칠 게 뻔합니다.

웅웅 공명을 일으킵니다.

그립다 말을 하면 태산이 될 테고

보고 싶다 말을 하면 길 위에 설 터입니다.

오, 그대!

말을 하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가뜩이나 장맛비 내리는데

태풍을 부를 이유 없겠다 싶었습니다.

목마름에 더욱 물이 간절하듯

오, 그대!

불렀을 때 그대 더욱 어여쁠 테지요.

목마름에 간절한 그대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불금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