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by 이봄


기껏 게으름을 피우다가

정작 복더위 한증막 같은 날에

오솔길 하나 새롭게 닦았다.

너무 우거진 덤불도 걷어내고

뾰족뾰족 돌부리도 뽑았다.


잠들지 못한 밤 하얗게 날이 새도록

미련을 떨고 부지런도 떨었다.

부들부들 몸도 떨었다.


노닐어 자유로울 곳은 마음뿐이라서

굽이굽이 풍광 좋은 길 하나 뚫었다.

여름 가고 가을 가도록

번들번들 윤이 나도록 걸을 그 길

복더위 굵은 땀방울로 쓸고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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