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시고 쓰고 떫은 삼시 세끼
팔분쉼표
by
이봄
Aug 10. 2023
팔분쉼표
한반도를 종으로 관통한다는 태풍 탓에
알맹이 없는 문자메시지가 빗발치고
오히려 얌전한 빗방울 부끄럽게 내렸다.
시작이니
그럴 테지 말꼬리 흐리다가
기상청 헛수고에 코웃음 쳤으면 하고
소원의 말 중얼중얼
주워 삼켰다.
비 오시는 날'이라고 가로등에 매달았다.
물끄러미 올려다본 가로등은
팔분쉼표를 닮았다.
여덟 마
디 중 하나쯤이라도 느긋하게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이
자분자분 얌전히 오셨다 가시기를
당산나무 높다란 가지에 매단 염원처럼
"제발
요란 떨지 마시어요!"
수수 백
년 민초들은 각자 알아 질겨지고
화마에다 수마에다 높으신 놈들
때때로 두들기고 털어대는 꼴에
납작 엎드린 잡초려니,
태풍이 됐든 돌풍이 됐든 간에
얌전히만 다녀가시기를
담배연기 한 자락에 꽁꽁 묶어
띄워 보냈다.
keyword
태풍
거짓말
캘리그라피
14
댓글
1
댓글
1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이봄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양념같은 이야기들 곁들이는 것. 삶은 그런 거야. 글 송송 캘리 탁~~^^
팔로워
291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오솔길
오늘처럼 비 내리면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