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 그랬을까? 언제부턴가 계절이 돌아오면 멍 때리듯 요맘때면 꽃다지 한 송이 필텐데.... 생각을 잇지 못하고 듬성듬성 기억을 소환하고는 했다. 갑작스럽게 먹구름 몰려들면 '아, 한바탕 소낙비가 몰아치겠네' 주절거리게 되는 때에도, 분명 요맘때의 경험이 부르는 추측이었을 거다.
다시금 살아 돌아오는 계절에 마치 오늘의 지금처럼 끄적이는 말들이 빼다 박았다. 날짜를 지우고 바라본 말들은 일란성쌍둥이가 따로 없어 씁쓸할 수밖에 없다. 아픈 발은 작년 요맘때처럼 양말을 달라 아우성치고 나는 별 수 없이 반쪽 양말을 신기고야 만다. 반갑지도 않은 손님은 어찌나 득달같이 찾아드는지 밉상, 밉상, 그런 밉상이 없다.
뭐가 자랑이라고 사진 한 장 찍고는 반쪽 양말 바라보다가 '너는 꼭 나를 닮았구나!' 우물거렸다. 찬바람 부는 계절에 아픈 발이 오들오들 떨었다. 반쪽의 서글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