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가을에 그만큼 서글픈 詩 한 소절 주절거리게 된다. 노란 은행잎 우수수 바람에 나부꼈다. 성미 급한 녀석은 벌써 앙상한 가지만 수줍게 껴안고 있다. 벌써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가. 골목을 떼로 몰려다니는 바람은 새삼스레 차갑다. 띵동 날아든 문자에는 가을비가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가을비라니?
염치없는 것들은 막무가내로 떼를 쓰고 어쩌지 못하는 나는 한 발 비껴 서서 기억을 애써 불러 시구 하나 주절거려야만 한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다."
시인의 가을은 어떠했을까. 빼앗긴 들에 매정하게 들어찬 가을은 얼마나 쓸쓸하고 따끔거렸을지 짐작조차 어려웠다. 가을비 오신다 하였으니 추적추적 이 비 그치고 나면 겨울은 성큼 다가설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