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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봄 Nov 04. 2023

하얀 거짓말


"난 직설적이기도 하고 입바른 소리도 할 줄 몰라. 대신에 뒤끝도 없다고 생각해!"

뭐 대단한 자랑거리라도 되는 양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사람이라고 떠드는 인간을 만나게 된다. 그것도 가뭄에 콩 나듯 어쩌다 만나는 게 아니고, 우후죽순 어렵지도 않게 만나게 된다. 고개 빳빳이 쳐들고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떠드는 꼴을 보고 있자면 부아가 치밀고, 소위 밥상머리 교육은 어디에 팔아먹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인간아? 사람은 상대를 위해 내 속내를 삭여야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짓말을 보태기도 하면서 사는 거야. 그게 예의고 사람의 됨됨이 이기도 하고 말이지"

예컨대 키가 작아서 늘 위축되고 자신감 없는 상대라면 오히려 작아서 좋은 것들을 찾아 얘기한다거나 하는 노력이 성숙한 인간의 참모습이라는 얘기다. 몸은 성장해 이미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미처 정신이 자라지 못한 미성숙한 어린아이의 모습이라면 얼마나 안타깝고 한심한 일인가. 그러니 나는 살면서 거짓말 한 번 한 적이 없다고 자랑하는 놈이라면 멀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 이런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사람의 심성에 대해 논하려는 건 아니다. 상대를 배려한 하얀 거짓말, 그래서 좋은 게 좋은 거다 하는 마음으로 하는 말이 아니고 정말 백 퍼센트 진심으로 하고픈 말 하나 있다. 너의 귀에 대고 속삭이고 싶은 말이다.

"너는 오늘도 여전히 정말 예쁘다"

아침이면 떠오르는 태양처럼 날마다 가슴에 샘솟는 말이기도 하다. 어여쁜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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