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기다리다 꽃이 됐나?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됐나
달밝은 밤이 오면 홀로 피어
쓸쓸히 미소를 미소를 짓는
그 이름 달맞이꽃
아~~아~~
서산에 달님도 기울어
새파란 달빛아래 고개숙인
네 모습 애처롭구나.....
김정호의 쓸쓸함이 눈물로 맺혔던 꽃.
새벽 어스름이 물러나기도 전에
꽃입술 다물고 말아 속으로만 속으로만
그리움 삼키는 꽃,
그래서 그런가 꽃잎에 맺힌 이슬
반 이상은 눈물이고야 말아....
뉘라서 네 여윈 얼굴 앞에서 한숨을 토할거며, 섣부른 눈물바람 뿌릴텐가.
자박자박 소리를 남기고 마지막 행인
저 멀리로 멀어지면 그제서야 떨리는 가슴 억누르며 그리움을 토해냈다.
"사랑한다, 그립다, 보고싶다" 입술은 달싹여도 말은 끝끝내 울음속에 묻혀버렸다.
다만, 파르랗게 떨던 꽃잎이야
달그림자에 애잖할 뿐.
내어놓고 얘기 못할 외사랑은
긴 그림자 동구밖에 늘어놓고, 행여나
님 지나실 때 그림자라도 살포시 밟으시길,
빌고 또 빌었겠지.
드리웠던 그림자 품에 거두고서
아득한 님의 체취 정으로 쪼아새겨 북망까지 간직하려 했다지만, 야속하다.
님이시여!
어찌 먼 길 돌아 체취라도 없으신지?
옷고름 헤지도록 어이하여 발길조차 없으신지? 너는 어깨만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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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가슴에 담아 숯덩이로 타들적에
불같이 뜨겁던 가슴에는 고드름에 북풍한설
때를 잊고 불어갔다. 꽁꽁 얼어붙어
대각대각 소리도 요란터니, 맺힌 그리움 마침내 속앓이로 시들거든 긴 곰방대 주둥이에 담배가루 부벼넣어 연기로 삭히었지.
그래서 그랬는가 너는 담배풀이라
부르기도 했었다지.
동짓날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베어 내어....
봄날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고운 님 오신날 밤이거든 구비구비 펴리라~~!!! 하던 황진이는 벽계수를 만났던가.
북망길 머나 먼 그 길 끝에 망부석 되어버려 눈비 맞아가며 아직도 외로운지....박연폭포 비단물길 옥처럼 부서진다 바람이 전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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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사랑해요! 사랑해요, 당신!!"
수줍고도 절절하게 마음버선 뒤집어도
" 그래? 그렇구나.....!!"
심드렁한 말대꾸에 달이 뜨고서야
꽃잎으로 울음 우는 서글픈 영혼 있음이다.
단 한번도 벙글어진 꽃입술로 햇볕 한조각 부벼보지 못한 너는, 핏기 없는 파르란 꽃입술이 달빛아래 서글프다.
어쩌랴.
발자국 소리에도 숨 죽이고,
시나브로 새벽길엔 옷매무새 가다듬듯,
입술마져 앙다무는 이것도 운명이다.
외사랑 긴 기다림은 천 년을 두고서도
버릴 수 없는 네 모습이다.
달을 버리고, 어둠을 버리고 마침내
너를 버려야만 그 기약없는 그리움 풀릴런지 너도 모르겠고, 바라보는 나도 모르겠다.
새벽 찬바람에 훌훌 털어내고 뚜벅뚜벅 갈 길이라면 애초에 이런 번민 있지도 않았겠지. 울지마라. 외사랑에 끝없는 그리움도
사랑이다 생각하면 가슴 한켠 뜨겁지 않더냐.
술에 취하고 네 그리움에 취한 내가 이리도 예뻐하고 애잖하다 위로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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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나 기억마저 어렴풋한
그 시간에 홀로 피어 외로웠을 달맞이꽃
한송이 보았었다.
어둠은 사위에 가득했고, 날은 꾸물거려
달도 없던 그 새벽에
노랗게 피어 울음 쏟아내던 너는
하얗게 눈 쌓인 겨울에도
초점 없는 시선으로 누구를 기다리는가?
계절을 견디어내는 그 열망의 끝에는
여전히 고운 달님 머무는가?
봄은 멀었거니와 겨울은 한창인데
그대 잠시여도 좋다.
때로는 질끈 두 눈 감고서 쉬어감은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