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과 ‘안녕’이라는 말이 싫다.
아침부터 부산스레 배낭을 싸다가 묘한 기분에 고개를 갸웃했다.
이건 마치 여행 속의 여행이랄까, 뭐랄까.
눈을 뜨면 늘 J가 보이던 나날은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그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J의 꿈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거란다.
그와 꼭 닮은 다정한 공간에서
손님과 대화를 나누는 그녀를 바라보는 그,
정성스레 커피를 내리는 그를 바라보는 그녀.
그의 이야기가
필름 카메라나 일본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눈 앞에 펼쳐졌다.
그의 말은 늘 내게로 와 한 편의 이미지가 된다.
오늘,
J는 친구들과 함께
나는 S와 함께
치앙마이에 간다.
친구와 함께인 J는 조금 낯설다.
그와 똑같이 짓궂은 친구들은 하루사이 재미있는 별명들을 만들었더라.
그 속의 그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