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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지 Oct 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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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오늘'의 잔재


하루 동안 하는 생각의 90%는 어제 했던 생각의 반복이란다.






과연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인 것이 몇 달 전의 일이다.


문득 궁금다. 그렇다면 '오늘'의 나를 기준으로 할 때 완전히 새로운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되는 것은 며칠 후일까.



100 × 0.9ⁿ



식은 간단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는 평균적으로 매일 10퍼센트의 새로운 생각을 할 게다. 오늘을 기준으로 한다면 내일은 90, 모레는 81의 내가 남을 테지. n의 값이 커질수록 곡선은 0에 무한히 가까워질 것이므로 '오늘의 나'가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겠지만 44일 후엔 채 1%가 남지 않고, 66일 후엔 겨우 0.1%가 된다.












오늘로부터 99%쯤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겨우 44일 후.


계산을 해보고서 주기가 너무 짧아 놀랐다. 어디까지나 (계산을 하고 보니 더 믿기 힘든) 연구결과를 신뢰할 때의 얘기지만 사람은 대략 한 달 반을 경계로 새로운 잡념들로 가득 찬다는 이야기. 한바탕 새로워지는 데는 족히 몇 년쯤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나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들이 그토록 빠르게 나를 스쳐 지나간단 말인가- 어리둥절했다. 책상 앞에 앉아 정말로 그런 걸까 지난 시간을 돌아보기도 하고, 그렇다면 내 안에 뿌리 깊은 고집들은 왜 이토록 오래 남아있는 걸까 고민하기도 하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0.000…001%의 미세한 '나'들이 모여 내가 되어가는 걸까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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