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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지 Nov 27. 2016

최고야

아름다워, 근사해


기분 좋은 사람이 있다.


It was the best coffee i've ever had!



자리를 뜨던 그녀가 프런트로 다가와 소곤거렸다. 화악- 얼굴이 붉어졌다.

다음엔 더 근사한 커피를 만들어 주겠노라 환한 미소로 약속했다.






그런 사람이 있다. 굳이 고맙다는 인사를 한 번 더 건네는 사람, 눈을 마주치며 웃어 보이는 사람, 말 한마디에서도 배려가 느껴지는 사람, 넘치는 사랑을 여과 없이 뿜어 내는 사람. 그런 이들은 외면과 관계없이 아름답다. 잠깐 마주 한 것만으로도 좋은 기운과 기분이 옮겨온다. 분명 이렇게 매일같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었겠지. 그렇게 하면서 더욱 아름다워졌겠지. 그리고 하루하루 아름다워가겠지.












근사한 사람이 있다. 그녀가 건넸던 말은 입버릇보다도 성격일 것이다. 그녀로 인해 나는 (객관적 진실의 여부와 관계없이) 누군가의 인생에 최고의 커피를 선사한 사람이 되었고, 그녀는 오늘 하루 최고의 커피를 맛본 사람이 되었다. 추측컨데 그녀의 하루는 늘 최고로 가득할 것이다. 러므로 내일도 그녀는 최고의 무언가를 맛볼 것이고, 최고로 좋은 날을 살 것이고, 최고로 행복할 것이고, 최고로 사랑할 것이고, 최고로 즐거울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날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에게는 매일매일이 최고의 하루일 거다. 그 하루들은 얼마나 빛나고 아름다운가.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 하루곰곰 되짚다. 내 생의 날들 중 '최고' 할 수는 없어도 내가 살 수 있었던 <오늘> 중에서는 최고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자 흐린 하늘도, 후덥지근한 열기도, 시큰한 발목도 모두 괜찮았다.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어제도 오늘도 나름의 최선을 쏟은 최고의 하루였다. 어깨를 활짝 펴고 붉은 꽃 향기에 싱긋 웃었다. 근사한 마음을 배운 최고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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