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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지 Sep 10. 2017

너와 나 사이


나는 여전히 게을러서 이동을 하는 일이 드물지만요, 어쩌다 버스를 타게 되면 꼬박 한 나절 정도는 산길을 달리게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릴없이 좁고 딱딱한 좌석에 붙박여 있는 시간은 어쩐지 지루하지 않고, 오랜 시간을 들여 찾아가는 작은 마을은 멀게 느껴지는 법이 없습니다. 여전히 꿈처럼 선명한 푸른 마을을 떠올리며 생각합니다.



멀다는 건, 어디까지나 마음의 거리구나.



나는 그곳을 다시 찾기 위해 몇 번이라도 기꺼이 길을 나설 겁니다. 그 길은 비포장 산길일지언정 결코 고생스럽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보고 싶은 당신을 향해 달리던 버스가 매번 설렘과 기쁨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하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보고 싶은 당신이 있는 그 길은 길지언정 한 번도 멀었던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엎어지면 콩 닿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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