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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지 May 23. 2016

I THINK IT WILL RAIN

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비가 많이 와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비는 언제나 좋은 핑계가 된다.


비 오는 저녁은

조금 울적해 하기에도

술을 한잔 하기에도

늦은 밤 친구를 불러내기에도

너에게 전화를 하기에도

일찍 잠들기에도

편지를 쓰기에도

영화를 보기에도

좋다



널 영원히 사랑해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자잘자잘 빗방울이 세상과 마주치는 소리

모서리를 타고 툭 툭, 두 번째 낙하

구르고 흘러 한 순간 콰드득, 바닥 가까이 배수구로 쏟아지는 소리


팔을 베고 한참이나 귀 기울였더니

모두가 내 몸 위로 떨어져 내리는 것 같다


움찔,

시커먼 천장에는 커다란 팬이 돈다












파인애플 통조림을 서른 개나 먹고, 눈물이 마르도록 운동장을 달려도

이별은 영원히 익숙해질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0.01cm의 거리를 두고 당신을 스쳐 지난 누군가와

6시간이나 57시간, 혹은 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사랑에 빠지게 될는지 또한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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