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잉지 Sep 26. 2015

두 시의 고백

결국엔, 기어이 사랑

좀처럼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새벽 두시의 마법 같은 힘을 빌어 고백한다.



물불 안 가리는 어린아이 보다 더-
질투한다





질투.

입 밖에 꺼내는 것 만으로도 한없이 초라해지는 단어. 그 것이 온전히 내 안에 살아있다.







찌질하고 속 좁은 인간인 나는 질투가 많다.

딱히 연애의 범주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외의 것에서 나는 더 지독하다.



온 생을 사랑받고 자란 이의 티 없는 웃음이나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가진 이의 열정,

두려워하지 않고 냅다 부딪히는 용기,

투명하게 자신을 내비쳐 보이는 단정한 문장.



이런 것을 마주하면 눈이 아니라 심장에 물이 찬다.



얄팍하고 못난 내가

절대로 갖지 못한 것, 갖지 못할 것.


그것을 형형하게 빛내는 사람을 열렬하게 사랑하면서 동시에 미워한다.

미워하다가 미워하다가

결국엔, 사랑하고 만다.


까맣다기보다도 깊은 허공- 같은 나는

빛나는 것, 손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을

동경하고 열망하다

기어이, 사랑하고 만다.






누군가를 알아가는 일.


지루 할 땐 오른발을 콩콩 찧는다거나 하는 사소한 습관을 기억하는 것,

풋-하고 웃는 소리에 그믐처럼 휘었을 두 눈이 뒤돌기 전에 떠오르는 것.



오롯이 새로운 우주를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지극한 기쁨이다.


실패하고 상처받고 망가지더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테다.




매거진의 이전글 혼자서도 잘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