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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by 잉지


새벽이면 어김없이 잠에서 깬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 오고 한 번도 깊게 잠을 잔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예민한 인간인 탓이다.






지난(2015년) 11월 13일 IS에 의해 자행된 프랑스 테러가 화제에 올랐다. 소식이 전해진 후 SNS에 유행처럼 번지던 삼색기를 덧입힌 프로필 사진에 뿌리 깊고 심술궂은 반골기질이 머리를 들었다.


여기에 담긴 진심은 얼마만큼일까? 무심코 누르는 좋아요만큼 가볍진 않을까.



타인의 고통을 전해 들음으로써 발생하는 분노와 애도에는 일종의 자기 위안과 만족, 자신이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고 슬픔을 느끼는 사람이라는데 대한 과시 또한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괜한 반발 심리로 이런 종류의 감정적 소비에는 늘 회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완전히 순수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분노나 동정을 표출하는 것 또한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하게 되었다. 작은 의식과 표현들이 쌓이고 쌓여 변화의 불씨가 되어주겠지.


어쩌면 진실되지 못하고 조금은 위선적일지라도

이러한 움직임마저 없다면, 보여주려는 노력마저 부재한다면

그거야 말로 개선의 여지조차 없는 거대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보려 하는 것만 보이고 듣고자 하는 것만 들린다.

그리하며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된다.


모든 것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나는 불편한 이면을 마주할 용기를 가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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