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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Mar 31. 2018

자연은 고집하지 않는다

낙엽에도 배울 것이 있음을



낙엽은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가

때가 되면 떨어져

바람을 타고 세상을 여행한다


그러다

다른 나무와 짝을 맺어

새로운 곳에 정착하기도 하고


지나는 이가 밟아

으스러진 잔부스러기가 되기도 하고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빗자루질에

쓰레기처리장에 처박히기도 한다


어쩌다 겨울비라도 실컷 내리면

축축한 땅무리와 한몸이 되어

대지와 나무 뿌리를 돕기도 한다


흐르고 흐르면

낙엽은 강을 만나기도 하고

산을 만나기도 하며

하늘을 만나기도 한다


낙엽은

그렇게 여행을 한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동하거나 움직이는 것을

거부하려 몸부림치지도 않으며


때로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만신창이가 되어도


그렇게 받아들인다

묵묵히 받아들인다




머물면

한 장면밖에 담을 수 없지만


움직이면

수많은 장면을 담을 수 있다


머문 사람의 1년과

움직인 사람의 하루 중

무엇이 더 값지다고 할 것인가


자연이 움직이듯

자연이 흐르듯


자연에서 온 인간도, 사람도

움직일지어다

치열하게 몸부림칠지어다


몸이 부스러질 때까지

사라져 자연과 하나가 될때까지


그렇게

자연처럼

살아갈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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