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하나라고
내가 하나인 것은 아니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명의 사람이 될 수 있다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갈 때는
미용실 손님으로서의 나다
대학가려고 입학원서를 쓴 나는
고3 수험생, 재수생으로서의 나다
취업하려고 입사지원서를 제출할 때는
취업하고싶은 구직자로서의 나다
결혼하려고 상대 배우자를 찾을 때는
결혼하고 싶은 구혼자로서의 나다
퇴직 후 사업가로서 새로운 시작을 할 때는
직장인이 아닌 사업가로서의 나다
부모님께 안부인사를 여쭐 때는
자식으로서의 나다
아이에게 줄 선물을 살 때는
아버지로서의 나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한한 나다
나는 언제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무수한 나로 변한다
결국 나는
사회와 환경이라는 구조 안에
존재하는 사회적 동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