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면 별 차이가 없어보이는 제품은, 어떤 슬로건과 함께 출시되느냐에 따라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굳이 말을 달지 않아도, 제품만으로도 성능, 디자인 면에서 큰 차이가 났다. 하지만 이제는 겉으로 보이는 것에서 차이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시대다.
기업들의 차별화는 이제 제품이 아닌 '말'로 옮겨갔다. 어떤 말을 하느냐가 그 기업과 특정 제품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 광고에서 모델이 어떤 말을 하느냐, 제품을 출시한 디자이너가 어떤 말을 하느냐, 제품출시 발표에 나선 기업 대표가 어떤 말을 하느냐가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킨다.
여러 요인으로 인해 생김새가 비슷해진 연예인들의 성패도 '말'에 달려 있다. 갓 나온 신인이 라디오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어떤 말 한 마디를 하느냐가 화제가 되기도 하고, 악플의 화살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사람들은 그들의 생김새보다 말 한 마디를 더 기억하게 되는 셈이다. 곧 연예인들의 수입은 연예인 본인들의 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당, 매장의 간판도 곧 '말'이다. 가게 제목도 '말'이며, 특정 제품이나 할인 행사를 홍보하려고 내놓은 문구도 결국 '말'이다. 어떤 말을 하느냐가 손님의 발길을 돌리기도 하고, 그냥 지나치게 하기도 한다. 곧 잘 짜여진 문구나 간판 하나가 매출과 수익에 직결되는 중요 요소 중 하나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음식이 별로 기억에 남지 않아도, 계산하고 나갈 때 사장님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그 손님은 다시 오기도 한다. 말이 곧 경쟁력인 시대, 말이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가 도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