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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May 03. 2018

소비자를 모르는 기업의 최후



#1. 스마트폰을 만드는 기업

소비자는 창업자의 영혼, 비전이 녹아 들어간 제품을 원한다. 그런데 기업은 비전은 휙 던져버리고, 어떻게든 경쟁 기업을 이기기 위한 스펙 싸움에만 골몰한다. 더 나은 카메라, 더 나은 속도, 더 나은 배터리량으로 경쟁한다. 그 경쟁은 곧 나올 경쟁사의 새로운 제품에 다시 고개를 숙인다. 참패를 맛보고 나서 다시 생각한다. '이제는 디자인을 한번 바꿔볼까?' 도대체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인지, 최신 IT기술을 자랑하려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스마트폰의 본질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더 팔아서 매출 내는 데만 골몰한다.


#2.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의 철학, 생각, 경험, 느낌이 담긴 가사와 음률의 총체를 원한다. 그런데 아티스트는 본인이 어떤 가치관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내 던지고, 당장 시장에서 트렌디하고 핫한 소위 '먹어주는 음악'을 만드는 데 정신이 팔린다. TOP100 순위 리스트를 보고, 요즘은 어떤 장르가 인기가 있는지 살핀다. 어떤 이미지로 포장해야 시장에서 더 인기가 있을지 고민한다. 그렇게 음악은 인스턴트 식품마냥 하루하루 소비되고, 아티스트라는 이름을 달기도 부끄럽게 서서히 자취를 감춘다.


#3. 프랜차이즈 식당 & 카페

유명한 브랜드, 네임벨류에 큰 의미부여를 한다고 믿는 주인은, 많은 프랜차이즈 비용을 매달 지불하며 장사를 시작한다. 이름만 걸면 많은 사람들이 올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어느 정도 오는가 싶더니 갈수록 사람 수가 줄어든다. 예상했던 매출보다 훨씬 적은 매출을 기록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 수수료는 늘 동일하다. 그러는 사이, 주위에는 창의적이고 지역친화적인 식당과 카페가 갈수록 늘어난다. 이들은 해당 지역과 동네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에 맞춰 메뉴를 개발하고 서비스를 개선해 나간다. 가격도 프랜차이즈 가게보다 훨씬 비싼데, 주민들은 그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만드는 것은 만드는 사람의 자유다. 그러나 만드는 것을 사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남이다. 그 '남'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그것이 팔린다. 내가 원한 것을 남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아주 큰 착각이다. 세상은 전부 나와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만든 것을 세상에 팔고 싶다면, 나와 같은 사람들을 찾을 것이다. 그런 소비자에게만 팔면 된다. 그러나 그게 아닐 것이라면, 가장 먼저 내가 팔고자 하는 대상 '소비자'를 알아야 한다.


소비자를 모르는 기업, 그 기업의 최후는 곧 '사라짐', 즉 소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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