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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May 08. 2018

투자자가 창업자를 보고 투자하는 이유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하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창업팀을 보고 투자하기도 하고, 창업 후 지금까지의 성과를 보고 투자하기도 하고, 때로는 최근 3개월의 성장 지표만 놓고 투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투자 결심의 동기, 계기는 바로 '창업자'에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1. 창업자가 중도포기하면, 투자자는 모든 것을 잃는다

스타트업(또는 창업회사)이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아이디어를 실제 시장에 현실화시키는 과정은 매우 고단하다. 프로토타입을 시제품으로 구현하는 것도 어렵고, 조금 잘된다 싶으면 여기저기서 소문을 듣고 달려오는 모방 기업들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모든 경쟁, 대결을 물리치고 시장을 선점해야 하기에, 자칫 성과가 부진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을 때 스타트업 전체가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이때 팀원들의 갈등 및 탈퇴가 줄을 잇고, 사업 자체보다 인간관계에서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는 창업자는 갈수록 괴로워진다. 결국 시간이 지나 팀원들이 하나둘 떠나고, 남는 건 창업자 본인 또는 동업자 정도일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사실은 '포기'라는 단어를 상기시킬 때, 가장 끝까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창업자라는 점이다. 그래서 투자자는 창업자의 기질, 성격, 비전 등을 본다. 무슨 생각을 갖고 이 사업을 시작했는지 묻고, 앞으로 어떤 계획과 포부를 갖고 있는지도 묻는다. 무엇보다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국 창업자의 삶 자체가 투자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셈이다.



#2. 아이템은 바뀔 수 있지만, 창업가는 바뀌지 않는다

사업 아이템은 투자 기간에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시장흐름과 상황에 예의주시하다 보면, 초기에 구현하고자 했던 아이디어가 더이상 시장성이 확보되지 않아 접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투자자는 투자 대상을 물색할 때 가장 먼저 '시장성'을 본다. 즉, 투자 대비 회수 가능성 및 비율이 높은 대상을 고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투자자가 보기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그것에 뛰어들 플레이어, 즉 창업자가 없으면 투자도 불가능하다. 


이때 새로운 산업 내 새로운 플레이어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며, 매우 큰 시간적 비용을 초래한다. 따라서 새로운 투자대상을 찾을 바에, 오히려 기존에 알고 지내던 창업가에게 새로운 아이템을 제안하거나 논의할 수 있다. 무엇보다 평상시 사업에 대한 많은 생각과 의견을 교류한 사이이기 때문에,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3. 우수 팀원은 곧 우수 창업자를 따른다

창업자의 실력, 수준만 파악해도, 팀원들의 대략적인 스펙과 수준은 판가름난다. 대체적으로 스타트업 초창기 인원은 지인 혹은 친구를 중심으로 팀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창업자의 출신 학교 또는 회사가 우수할 경우, 함께 일하는 동업자나 팀원 또한 비슷한 그룹에 속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스타트업 또는 회사의 비전과 목표에 감명해 참가하는 팀원들도 있다. 이들은 조건, 외부적 인식 이전에 자신들의 목표와 배움을 앞세운다. 이런 팀원들은 외부 압력에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살 줄 아는 주체적인 팀원들이 대다수다. 이들이 스타트업에 입사하여 실제 업무를 할 경우, 여러 업무를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역할과 굳이 시키지 않아도 척척 일을 알아서 하는 오토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물론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투자 사례도 굉장히 많다. 그러나 최소한 이 요소를 간과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은 충족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창업자의 꿈과 비전, 창업자의 성격과 경험, 그것은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가장 첫번째 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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