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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May 04. 2018

하루가 24시간이라는 착각



하루의 시계는 분명 24시간이 맞다. 그리고 우리는 생각한다. '나에게는 24시간이라는 하루가 있어.' 하지만 과연 그럴까? 객관적으로 보나, 주관적으로 보나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다.



1) '객관적'으로 보는 하루 24시간

하루 8시간 수면을 취하는 사람에게, 실제 마주하는 하루는 16시간이다. 8시간은 자고 있으므로, 엄밀히 말하면 내가 가용할 수 없는 무형의 시간이다. 또 하루 일과 중에서도 매일 반복적으로 취하는 행위가 있다. 예컨대 삼시세끼 밥을 먹고, 샤워를 하고, 화장 및 미용을 하는 시간이다.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시간도 해당되겠다. 밥 먹는 시간을 최소 한끼에 30분을 잡는다면, 하루 1시간 반이 그냥 사라진다. 샤워를 하루에 2번 하는 사람은 최소 30분이 사라지며, 화장 및 미용을 하는 사람은 하루 30분이 또 날아간다. 결국 약 11시간에 가까운 시간은 내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닌 셈이다. 내 자의가 아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시간들이 11시간이다. 실제로 내가 쓸 수 있는 시간, 나에게 주어진 하루는 13시간 남짓이라고 봐야 한다.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13시간 정도다.



2) '주관적'으로 보는 하루 24시간

같은 하루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매우 긴 시간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매우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 무엇을 하느냐, 무엇을 하기로 마음 먹었느냐에 따라, 하루 시간의 절대량이 나에게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시간의 주관성, 즉 시간을 활용하는 개인의 주관적 해석이 하루 시간을 늘리기도 줄이기도 하는 것이다. 시험 시간 120분을 놓고, 어떤 사람은 매우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또 어떤 사람은 매우 여유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시험 시간을 어떻게 분배하고 활용하는가의 문제다. 미래 배우자와의 결혼을 결심하고, 결혼식 날짜를 잡는 것도 마찬가지다. 흔히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결혼 준비 기간을 잡지만, 마음만 먹으면 3개월 내에도 할 수 있고 한 달 내에도 할 수 있다. 더 극단적으로는 당장 내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똑같은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을 부여받았는데, 누군가는 10년 같은 1년을 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1년 같은 10년을 살기도 한다. 시간은 곧 내가 해석하기에 따라 늘어나기도 줄어들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주관적으로 보나, 객관적으로 보나 하루는 절대 24시간이 아니다. 고로 1년은 365일이 아니며, 인간의 수명은 80살, 100살이 아니다. 진짜 살 수 있는 가용 시간, 내가 활용하는 시간이 얼마인가. 그것을 고려하면, 인생은 끝없이 짧았다가 또 끝없이 길어진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부족할 것이요, 시간이 넉넉하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넉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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