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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May 11. 2018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흔히 성공한 사람들의 결과, 완성된 모습만 본 사람들은, 쉽게 그 사람에 대한 과거, 발자취, 뒷배경에 대해 추측을 늘어놓는다.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 믿을 만한 확실한 데이터나 증거도 없지만, '아마 그러할 것이다'라는 상상과 환상 속에 스스로 판단을 내려버리는 셈이다.


같은 결과라 하더라도 다른 원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즉, 같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하더라도 그곳에 이르는 방법은 여러가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려고 할 때, 자가용을 타고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비행기나 KTX를 타고 가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때로는 자전거를 타고 국토횡단으로 왔을 지도 모르는 법이다. 그리고 또 때로는 걸어서 수십일에 걸쳐 국토대장정을 했을지도. 그러나 사람들은 쉽게 단정해 버리고 만다. '차 아니면 KTX타고 왔겠지...' 정도로.


성공한 사람이 자서전을 쓴다 하더라도, 대부분 자신의 현재 성공한 모습에 과거의 원인들을 끼워맞추기 식으로 서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본인의 성공을 자신의 진취적 성격, 남다른 기질이라고 서술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가정의 재정적 서포트, 튼튼한 뒷배경,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가 큰 영향력을 발휘했을 수 있다. 이는 의도적인 경우도 있지만, 정작 성공한 본인도 자신의 성공 원인, 이유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대에 수석 입학한 학생이 '교과서만 봤다'고 하지만, 사실 그 학생의 진짜 성공 요인은 교과서가 아니라 어머니의 '가정교육'일 수 있다. 그러나 이 학생의 인터뷰를 접한 사람들은, 대다수 '나도 교과서만 보고 해 볼까?'라고 생각하거나 '고액과외나 학원을 엄청 다녔겠지' 정도로 자체 해석하곤 만다.


어떤 결과, 현상의 진짜 원인을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원인을 찾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인을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만 받아들이기에도 벅찬 삶이다. 매일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하고 방황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원인을 봐야 한다. 원인을 보지 못하면, 절대 결과를 바꿀 수 없다.


전국에 암 치료 전문 병원은 수없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암 환자 수가 줄기는 커녕 늘어나고 있다. 이미 생겨난 암을 제거할 수는 있지만, 암이 왜 생겨났는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결과를 바꾸려면 원인을 바꿔야 한다. 원인을 바꾸려면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원인을 아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어렵다. 


'생각하지 않는다. 판단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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