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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Jun 02. 2018

내 자리, 내 수준은 어디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삶에서 보는 '내 자리 찾기'



# 추신수, 타자

20살에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 선수는 마이너리그 4년을 겪은 후에야, 메이저리그 경기장 땅을 밟을 수 있었다. 한국 야구, 미국 야구의 수준은 현저히 차이가 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시간이 총 4년 걸린 셈이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하고 여러 잦은 부상과 시행착오를 거쳤으나,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이후 그는 차츰차츰 위를 향해 올라갔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만 12년을 보내고 있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추신수 선수다.


# 오승환, 투수

한국에서 277세이브, 일본에서 80세이브를 쌓은 오승환 선수. 메이저리거가 되기로 결심한 2016년, 그의 나이 35살(한국나이 기준). 많은 팬들, 전문가들은 그의 적지 않은 나이를 걱정했고, 또 한편으로는 한국과 일본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진출 첫해에만 19세이브, 이듬해 20세이브를 합쳐, 총 39세이브의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처음부터 마무리 투수로 활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의 성과는 적응기간을 고려하더라도 놀라울 정도다. 때로는 얻어맏기도 하고, 때로는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명실상부 그는 메이저리그 3년차 불펜 투수다. 나이, 부상의심 등 온갖 악재로 인한 최악의 계약에도, 그는 실력으로 모든 논란을 종식시키며 다시 한번 마무리 투수로의 길을 닦아가고 있다. 


# 김현수, 타자

프로야구 선수로 지명받지 못했던 김현수 선수. 그러나 부단한 노력 끝에 국내 최고 타자 반열에 오른다. 2년에 700만 달러.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확보한 그였지만, 감독의 확실한 믿음을 얻지 못한 그는 팀내 입지를 굳히지 못하고 강제 트레이드된다. 일본 리그를 거치지 않은 김현수 선수는, 국내 프로야구보다 높은 수준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했고, 미흡한 수비 실력을 보였으며, 느린 발 속도를 보였다. 국내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다, 갑자기 여러 팀을 전전해야 했던 김현수 선수. 결국 MLB 진출 2년 만에 복귀를 택한다.




내 자리는 내가 만든다. 절대 두 단계를 갑자기 뛰어넘을 수 없다. 한 단계, 그리고 또 한 단계 밟아올라 가는 것, 그것이 진짜 내 자리다. 만약 조금이라도 건너 뛰었다면, 다시 제자리로 돌려보낸다. 그것이 자리의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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