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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Jan 15. 2023

From 연역법 To 귀납법


귀납법 : 하나의 사례, 예시에서 보편적 원리를 추정/추론

연역법: 보편적 원리/상식의 틀에 특정 사례를 끼워맞춤



# 연역법의 오류 1 : 내가 똑똑한 줄 안다

세상이 다 내 손바닥 안에 있다고 착각하고, 어떤 현상이 나타나도 모든 이해와 해석을 내가 가진 세상의 틀 안에 맞추려 든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길에 내 차가 미끄러진 이유를 비가 많이 왔기 때문이라고 철썩 같이 믿는 운전자는, 내 차의 타이어가 여름용 타이어라서 미끄러졌다거나, 내 운전이 미숙해서 그런 것이라거나, 혹은 차가 지나간 노면이 특히 미끄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결국 그 운전자는 다음에 비가 와도 똑같이 운전하고 똑같이 행동하며, 비가 많이 온 하늘을 탓하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이다.


# 연역법의 오류 2 : 귀를 닫고 입을 연다

사람들이 해 주는 이야기, 조언은 내가 믿는 보편적 상식에서 어긋나는 것들이 많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재잘거림은 붐비는 카페의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에어팟을 끼고 노이즈 캔슬링 버튼을 누르며 모든 외부 소음을 차단한다. 대신 내 세계관과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면 입부터 연다. 아주 시끄러워진다. 극 내성적인 사람도 자신과 비슷한 생각,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수다쟁이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진보와 보수가 매일 국회의사당에서 싸우는 이유는, 나름 자기 분야에서 최고/정점을 이룬 사람들이 만나 자기의 세계관이 찰 대로 다 찬 전문가라는 자기 인식의 함정에 빠져 남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 데에 있다. 연역법의 사람들이 만나면, 타협/화합은 애초에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공식이다. 오로지 한쪽이 죽어야 다른 한쪽이 이기는 제로섬 게임, 정반합의 이치다.


# 연역법의 오류 3 : 지식만 믿고 행동하지 않는다

연역법의 철학으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아니라, 이미 다 알고 있는 미래가 현재로 나타나는 것에 불과하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세상을 살기에,  소시민인 내가 아무리 어떤 행동과 변화를 추구한다 해도 세상이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믿는다. 부분은 전체를 바꿀 수 없고, 개인은 사회를 움직일 수 없다고 믿는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1급수에 들어와도 절대 물을 흐릴 수 없다고 믿듯이…




귀납법으로 살아보니 세상은 이미 다 짜여져 있는 판인데 그 안에서 왜 이리 아등바등 살았나 싶고,


연역법으로 살아보니 세상은 오늘과 내일의 합집합인데, 어찌 미래가 정해진 것이라 할 수 있나 싶고,


오늘의 소시민들의 행동이 모여 만드는 귀납법의 사회도,

이미 정해진 판 속에서 오늘의 할일을 찾아야 하는 연역법의 지혜도,


결국 그 어떤 것도 놓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항상 두가지의 패를 쥐고 살아가라는 하늘, 자연의 계시인지


그래서 인간이 좌뇌와 우뇌를 갖고 태어나고

왼손과 오른손이 있고

감성과 이성이 있고

이상과 현실이 있는 것인지.


두 가지를 모두 품을 때

온전한 인간이 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인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그러나 풀어야만 하는 숙제다


이 땅에 온 이유가 ‘온전함’, 완성을 이루기 위함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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