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큼 쓸 만한 온라인 일기장을 찾아 보니, 죄다 유료다. 에버노트, 애플 메모장도 용량이 어느 정도 차면 돈을 내야 한다. 여러 기기로 들어오는 것도 돈을 내야 이용할 수 있게 꼼수(?)를 부려 놨다.
네이버 블로그에 일기를 쓰자니 이미 계정을 모바일 광고업자들에게 팔아 넘겨 광고 천지가 된 지 오래고, 다음 티스토리는 구글 애드센스로 돈 벌려고 하는 소소한 온라인 개미 일꾼들의 복붙(복사, 붙여넣기) 사이트가 된 지 오래다.
브런치 글에서는 최소한 광고는 볼 수 없다. 편한 마음으로 그리고 오로지 내 생각, 내 하루를 기록하기에 브런치만큼 좋은 일기장은 없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도 친구는 있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아는 사람들을 위주로, 다소 폐쇄적인 친구관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진과 글을 함께 올리는 게 일종의 의무사항이라, 글 뿐만 아니라 이미지까지 생각해서 올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브런치 구독자 분들은 ‘나도 모르는’, 오로지 내가 올린 글만으로 내 글에 공감하고, 더 읽고 싶어 나를 택해준 분들이다. 얼굴도, 목소리도 들은 적 없는 이분들은, 전국 아니 글로벌 각지에서 내 글을 실시간으로 읽고 또 좋아요, 댓글을 달아준다. 많은 구독자 분들 중에서도 꾸준히 좋아요를 눌러주는 소수의 몇몇 분들께 특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또 그분들의 지지를 놓치고 싶지 않아 계속 글을 쓰게 하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뭐, 전혀 이런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꽤 많은 시간을 투입해 글을 썼음에도, 정작 나조차도 내가 출판을 한다면 어떤 주제로 무슨 글을 전문성을 갖고 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다.
게다가 글을 쓰면 쓸수록, 글 자체보다 글을 쓰는 사람의 삶이 다이내믹해져야 함을 느낀다. 아무리 화려한 언변으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내도, 내가 겪어보지 않은 삶을 겪어 본, 그런 인생을 나 대신 살아본 사람의 이야기를 대리 경험하는 것만큼 Interesting 한 건 없으니까.
글을 쓰면서, 특히 이 브런치의 작가(?)로 거듭나면서 내 삶의 농도와 너비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카카오, 브런치 사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면식도 없는 내 글에 공감하고, 좋아요 눌러주시고, 응원해주시는 710명의 구독자 분들께, 특히 그 중에서도 늘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약 20명 내외 열혈(?) 구독자 분들께 많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